꿀벌이 더 많이 죽는 이유: 항생제를 줄였는데 왜?
최근 캐나다에서 꿀벌들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죽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현상은 아이러니하게도, 벌에게 항생제를 덜 쓰기 시작한 이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꿀벌도 약을 먹는다?
양봉업자들은 꿀벌을 키울 때 치명적인 세균 감염(예: 아메리칸 부저병)을 막기 위해 벌통에 항생제를 뿌리거나 설탕물에 섞어 먹입니다. 이건 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예방접종’ 같은 개념이죠.
하지만 2018년 이후 WHO 권고에 따라 캐나다는 꿀벌에게 쓰는 항생제를 강력히 제한했습니다. 사람이나 가축처럼, 꿀벌에게도 함부로 항생제를 쓸 수 없게 된 거죠. 결과적으로 항생제 사용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그런데… 항생제를 줄이자 꿀벌이 더 많이 죽는다?
최근 연구에서는 항생제 사용이 줄어든 뒤 오히려 꿀벌 사망률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문제는 “유익균”이었다
꿀벌도 사람처럼 장 속에 유익한 균(유익균)이 살고 있습니다. 이 유익균들은 다음과 같은 일을 합니다:
- 꿀벌이 꽃가루나 꿀을 잘 소화하게 해주고
- 나쁜 병균이 장에 침입하는 걸 막아주고
- 꿀벌의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그런데 문제는, 항생제를 줄이기만 하고 다른 대책은 세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항생제를 쓰면서도 유익균의 균형이 어찌됐든 유지됐는데,
지금은 항생제를 줄이자 유익균은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고,
반대로 꿀벌은 환경 오염, 스트레스, 병원균에 그대로 노출되게 됐습니다.
그 결과?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붕괴되고, 꿀벌은 병에 약해지고,
겨울을 버티지 못하고 죽는 일이 많아진 겁니다.
단순히 ‘줄이는 것’이 답은 아니다
이 문제는 아주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무언가를 줄이기만 한다고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라는 것이죠.
✔ 항생제를 줄이면 내성 문제는 막을 수 있지만
❌ 유익균을 살릴 대책이 없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꿀벌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주거나,
공기 오염(NO₂) 같은 환경 스트레스도 함께 줄이는 ‘One Health’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즉, 꿀벌의 건강도 사람과 환경 전체를 함께 고려해 해결해야 한다는 거죠.
왜 우리는 이 이야기에 관심 가져야 할까?
꿀벌은 단지 꿀만 만드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먹는 과일, 채소, 견과류의 75% 이상은 꿀벌의 수분 활동 덕분에 열매를 맺습니다.
꿀벌이 무너지면
→ 수확량이 줄고
→ 식량 가격이 오르고
→ 생태계 전체가 영향을 받습니다.
마무리하며
요즘은 사람도 “장 건강”에 관심이 많죠?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김치, 요거트…
꿀벌도 마찬가지입니다.
꿀벌의 장이 건강해야, 꽃을 날아다니며 자연을 지킬 수 있어요.
벌에게도 ‘장 건강’을 선물할 때입니다.
✅ 관련 기사: More Honey Bees Dying, Even as Antibiotic Use Halves – University of Guelph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