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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pril 2019

메소포타미아의 살인

메소포타미아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1936년도 추리 소설. 작가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국내 여러번 출간된 듯 한데, 위 표지 사진은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이름의 시리즈로 2015년 출간된 버전. 커버 디자인이 멋진데 소설 속에 뱀이 등장하진 않는다.

나이가 들어 장르 소설은 자제하려 하지만 앞서 시도했던 문학 소설 두 권을 모두 끝까지 읽는데 실패해 선택하게 됐다. 가벼운 추리소설이지만 고전을 읽는다는게 의례 그렇듯 끝까지 읽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뭔가 할 일이 있거나 잠시만 읽으며 시간을 떼워야 한다면 이 책은 시작하지도 마라.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까지 내려놓을 수 없을 테니. - 데일리 미러

책 뒷 커버의 미디어 소개글인데 100년 전에는 그럴 법도 하지만 현재는 아니다. 자극적인 볼거리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숨도 안쉬고 몰입해서 읽기에는 이제 이런 고전은 약한듯 싶다. 물론 장르 소설 중에는 위 소개글 처럼 뒷 부분이 너무 궁금해서 2~3 페이지를 건너뛰고 싶은 충동이 이는 것들도 있다. 그런 소설들은 정말 밤을 꼴딱 세가며 읽게되는데 이 소설은 그런 경우는 아니다.

이라크 어느 지역의 고대 유물 발굴 조사단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 초반에는 집중하기가 좀 힘들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이전에 내가 읽었던 건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막상 소설을 끝까지 읽고 보니 처음 읽는 소설이라는게 확실해졌다. 소설 마지막에 드러난 추리 내용이 생소했기 때문. 이 소설에서와 비슷한 고대 유물 발굴 조사단 이야기를 어디에선가 분명히 읽은 것 같은데, 그게 어디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요즘엔 보기 답답한 전개나 내용에 대해 ‘고구마를 먹는다’는 표현을 하는데. 이 소설도 마지막 부분에 사립탑정 푸아로에 의해 사건의 진상 이 밝혀지기 전까지 고구마를 먹으며 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사건 관계자를 모두 한자리에 모아놓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구성은 이제는 모두에게 익숙한 클리셰지만, 애거서 크리스가 처음 시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푸아로가 추리를 풀어놓는 마지막 부분도 뭐 그렇게 시원하고 속이 뻥 뚤리는건 아니다. 푸아로 아저씨. 제발. 범인이 누구인지 부터 밝히면 안될까요?!

tags: 애거서 - 크리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