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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April 2019

리틀 드러머 걸:감독판

리틀 드러머 걸

박찬욱 감독이 만든 첩보/로맨스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감독판’이 왓챠플레이에서 공개됐다. 감독판 공개는 세계 최초라고 한다. 왓챠플레이가 180억 투자를 받았다드만. 간만에 열일한다. 매번 올라오는 ‘이주의 신작’ 이라고는, 볼만한 영화들은 이미 본 것들 뿐이고, 보지 않은 영화는 거의 영화 편 수 맞추려 억지로 구겨 넣은 것 같은 폐급 쓰레기 영화들 아니었던가. 왓챠플레이의 ‘이주의 신작’ 리스트를 보며 느꼈던 건, ‘내가 그래도 꽤 많은 영화를 봐 왔구나’ 하는 깨달음?! 그랬던 그들이 간만에 돈 값을 한다.

대가

박찬욱 감독은 대가다. 소위 ‘대가’라 불리는 사람들을 보면, 그 방면의 ‘대가’가 된 원인이 그 사람의 노력도 노력이겠지만, 그 사람의 성격에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성격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면, 뭔가를 깊게 좋아하는 것이다. 뭐 하나를 좋아하더라도 대충 즐기는 것이 아니라 깊게 파고 들어 취향을 만든다.

예전 푸른 밤 이동진입니다 에 박찬욱 감독이 출연한 적이 있다. 거기서 박찬욱 감독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하며 선곡해주는 시간을 가졌는데, 들으면서 ‘이 사람은 정말 음악도 대충 좋아하지 않는구나. 음악에서도 분명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구나’ 라는 걸 느꼈다. 음악만이 아니다. 리틀 드러머 걸 시사회 인터뷰씨네21 인터뷰를 보면, 박찬욱 감독의 ‘리틀 드러머 걸’의 원작 작가 존 르 카레에 대한 헌사나, 소설 ‘리틀 드러머 걸’에 대한 평으로 짐작해 보건대 박찬욱 감독이 소설 읽기에서도 분명한 취향이 있는 걸 알 수 있다.

모든 것에 쉽게 싫증을 느끼고, 깊이 보단 얄팍하게 아는 것에 그치는 나로서는 너무나 부러운 능력이 아닐 수 없다. 무언가를 깊이 좋아하는 것이 취향을 만들고, 단지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보며 자신의 취향을 그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화시킬 때 그 분야의 ‘대가’가 탄생한다. 박찬욱 감독은 그런 능력을 타고 났고, 여러 방면의 취향을 가졌으며, 영화 분야에서는 ‘대가’의 수준에 이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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