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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March 2019

오픈소스는 내가 생각하는 그런 곳이 아니래

오픈소스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커뮤니티가 아니다

관심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무엇인가? 아마도 소수의 ‘기여자’가 개발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이런 기여자 중 상당수는 특정 업체 또는 몇몇 소수 업체를 위해 일하고 있을 것이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이랬다.

칼럼을 읽고 꽤나 쇼킹했다. 오픈소스를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수많은 기여자들이 토론과 참여를 통해 이끌어 나가는, 꿈과 희망과 열정이 넘치는 프로그래밍의 무릉도원, 즉 이상향이 아니었던가. 곰곰 생각해 보니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알고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을 떠올려 보면 대개가 특정 기업이 만든 것들이고, 그런 프로젝트들은 그 기업의 개발자들이 핵심 개발을 이끌어 가고 있으니까.

오픈소스에 일년에 많아야 두세 번 기여(contribute)를 할까 말까 하는 내가. 이 칼럼 내용에 의기소침해 하는 것도 웃기긴 한데. 별거 아닌 수정사항으로 기여 한번 해보겠다고 새벽 늦도록 잠 설쳤던 내 자신을 생각하니. 그런게 다 무슨 의미가 있지? 라는 생각으로 기분이 조금 다운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 오픈소스라는 건 대체 뭘까? 소수의 핵심 인재가 프로젝트를 이끌어 간다면. 그 많은 참여자들은 뭘 하고 있는 걸까? 무엇을 위해 밤을 세고 있는 걸까?

대개발자 심리 서비스

예전에 회사 내에서 한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어느 대학 경제학과 교수였던 강연자가 로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던 게 기억난다.

로또는 대국민 심리 서비스이다. 현실이 비루해도 일주일 동안을 희망과 꿈에 부풀어 살게 만드는 대국민 심리 서비스다. 그래서 가장 멍청한 사람이 로또를 추첨 직전인 토요일에 사는 사람이다.

이 말을 듣고 꽤 공감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오픈소스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대개발자 심리 서비스. 이런 거대하고 멋진 프로젝트에 내가 참여하고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환상, 즐거움, 그리고 만족.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고,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은 거다. 나는 이 멋진 프로젝트의 일원이니까. 우리 모두는 이 크고 멋진 배에 함께 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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